[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18년 4월호]


1. 보편적인 SIB의 수익/손실 구조

 
가장 일반적인 SIB 사업의 형태는 프로그램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투자자의 원금이 보존되지 않는 원금비보장형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SIB 사업이 투자자가 프로그램 실패 리스크를 이전 받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정부와 납세자의 사업 리스크가 제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서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투자자의 수익이 성공과 실패로만 이분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정한 성과 이상이면 성공으로서 최대치의 수익을 가져가고 그 미만일 경우 원금이 다 손실되는 극단적인 편차를 지닌 상품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서울시의 첫 SIB 사업도 누군가 이렇게 잘못된 소문을 퍼뜨리는 바람에 운영기관으로서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서울시 SIB 사업을 포함해서 우리가 파악한 거의 모든 SIB 사업은 단계별 수익 및 손실 구조를 지니고 있다. 투자원금 상환선을 기준으로 그보다 성과가 좋을수록 원금에 인센티브가 단계적으로 증가하고, 그보다 성과가 나쁠수록 원금이 단계적으로 차감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가장 일반적일뿐더러 상식적이기도 하다.


2. SIB 운영구조 확장모델 : 원금보장기금의 참여
 

원금보장기금은 시장 조성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리스크가 감소된 투자자는 어려운 사업에도 과감히 투자할 수 있게 되고, 위험에 노출되는 자본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지급할 성과보상액을 낮추거나 성과기준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원금보장기관은 투자를 활성화하고 보다 혁신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 만약 공여적으로 기부하던 사회공헌 자금을 SIB 원금보장을 위해 사용하게 되면 사업이 성공했을 경우 그 자금을 지속적으로 다른 SIB 사업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어 가치 창출의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보장률에 따라 원금보장기관은 실제 투자금의 일부만 준비하면 되고, 사업기간에 따라 분할 기부도 가능하여 사업비보다 적은 부담으로 SIB를 활성화 하는 일에 장기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큰 장점을 지닌 SIB의 운영구조이지만, 뉴욕시 라이커스섬 SIB 프로그램은 성공하지 못하였고, 투자자인 골드만삭스는 120만 달러, 원금보장기관인 블룸버그재단은 6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말았다. 만약 이 프로그램이 성공하였다면, 이러한 사례가 다른 사업에도 확산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첫 시도에서부터 기금을 소모하는 바람에 원금보장기관이 참여하는 모델은 확장력을 잃게 되었다.

비록 뉴욕시 라이커스섬 SIB의 사례는 성공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원금보장기관의 참여는 SIB의 새로운 구조를 제시하였으며, 언제라도 다시 실험할 수 있는 모델이라 여겨진다. 다시 이러한 모델이 시도될 때 원금보장기관은 정부와 납세자의 사업 리스크를 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수익은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그와 같은 헌신과 기여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기부성 사회공헌 자금을 원금보장기금으로 조성하여, SIB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작성 :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참고자료>
곽제훈, 정부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투자, 사회성과연계채권(SIB), 국제개발협력 2014년 제3호, (한국국제협력단,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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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호 : 사회성과보상사업 추진가능 조건들
2018년 2월호 : 사회성과보상사업의 참여자들
2018년 1월호 : 사회성과연계채권(SIB)의 기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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