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18년 5월호]

SIB 투자자 인터뷰 : MYSC 김정태 대표

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은 지난 호에 이어 서울시 SIB 투자자를 인터뷰하였다.  이번 호의 주인공은 MYSC(엠와이소셜컴퍼니)이다.  MYSC는 사회혁신 컨설팅,  인큐베이팅,  임팩트투자를 진행하는 회사이다. 국내에는 사회혁신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11년에 사회혁신 컨설팅을 시작하였다. 

2015년에는 SIB가 국내에 도입될 수 있을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던 때에 SIB 사업을 준비하던 팬임팩트코리아에 출자하였고,  이후 실시된 서울시 1호 SIB의 투자자로도 참여하였다.

햇살이 따뜻한 맑은 아침 서울숲 근처의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MYSC의 김정태 대표를 만났다.


MYSC는 어떤 회사인가? 소개 부탁드린다.

MYSC는 혁신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회사이다.  공간을 한옥이나 모던한 빌딩 등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하는 건축과 마찬가지로 혁신의 본질을 해석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혁신이 필요한 분야는 다양하다.  교육,  투자,  상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디자인(Innovation Design)해서 이해관계자가 이를 경험하도록 하고 성과와 임팩트를 창출해낸다.
 
 
그렇다면 MYSC가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아이데오(IDEO)1)라는 회사가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기업이다.  이 회사는 컨설팅이나 디자인을 할 때 기존의 정립된 문제에서 시작하지 않고 문제를 정의하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MYSC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IDEO라고 할 수 있다.  MYSC 역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스타트업 대상 공모전을 기획했다.  직접 스타트업을 접촉하여 어떤 혜택을 원하는지부터 조사했다.  스타트업은 공모전에 입상한 후에 상금을 받기보다는 선투자 방식을 선호했다.  이 요구를 반영하여 1.2억을 선투자하고 스타트업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그 내용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모전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리하자면 MYSC에서 지향하는 혁신의 키워드는 인간(Human),  필요(Needs),  모험(Risk-taking)인 것 같다.

맞다. 그리고 사내혁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MYSC가 사용자중심,  고객중심을 외쳐도 만약 스스로가 혁신을 내재하고 있지 않다면 공허한 구호가 될 것이다.  만약 고객들이  “MYSC는 말한대로 잘하고 있는지” 를 물어본다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내혁신의 주체는 직원이다.  사내기업가를 키우고자 한다.  모든 구성원은 조직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건 구성원이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서울시 1호 SIB에 투자했다.

MYSC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지향한다.  곽제훈 대표(팬임팩트코리아)가 SIB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이런 시도를 하는 데에 투자하고 싶었다.

MYSC의 파트너나 고객은 새로운 시도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감수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사회의 기존 문화는 투자여부를 결정할 때 ROI를 확인하려 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보이는 곳에만 투자하려고 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뜻이 있는 분들이 있었다.
 
 
MYSC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 있었나? 다른 소셜벤처들을 위해 경험을 공유해달라.

무엇보다 재무적 비즈니스 모델 확인이 어려웠다.  사회적 기업은 투자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2) 확보가 어렵다. 사업초창기부터 자문을 구하는 곳과 미팅이 많았다.  보람은 있었지만 수익으로 연결이 잘 안됐다.

MYSC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이 있었다.  직원들의 변동도 많았고 도전을 함께할 사람을 채용하기 힘들었다.  기업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컸고 적절한 연봉이나 처우를 보장해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끊임없이 문제를 인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자 노력했고 그것이 모멘텀이 되어 지금의 MYSC가 있게 되었다.

 

겪으신 어려움들이 공감이 된다.  다른 소셜벤처들도 많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라 생각된다.  MYSC가 위와 같은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지금처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운이 좋았다. 시대가 변했다.  MYSC가 설립된 2011년에는 사회혁신컨설팅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지금은 사회혁신이 일반화되었고 대기업에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3)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요가 늘어났다.  

대기업에서는 소셜벤처 등의 실제사례를 듣기 원하는데 기존에 했던 소셜벤처 육성, 멘토링,  자문으로 얻게 된 데이터가 자산이 되었다.  축적된 데이터를 가공하고 모델링하여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지금 MYSC가 하고 있는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또 대기업,  공공기관,  시민사회,  소셜벤처를 연결하는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만 60여개의 소셜벤처를 인큐베이팅하는데 소셜벤처의 필요를 파악하고 있고 이 데이터를 모델링해 놓은 것이 있어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원할 때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모델링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모델링이란 무엇인가?

어떤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나 사업을 만드는 것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MYSC는 적절한 이해관계자들을 파악하여 모델링을 만들어 놓고,  각 이해관계자들에게 맞춤형으로 가치창출 방안을 제안한다.  MYSC가 모델링에 집중하게 된 것은 단순히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만으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미션이 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이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집합적 임팩트’ 라는 모델링을 만들었다.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해 이들을 채용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연결하였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단순히 이들을 중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학부모,  NGO와 소통하였다.  발달장애인들이 취업하기 전 직무교육과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대기업이 사회공헌 자금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공공기관의 지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모델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섹터간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축적될 필요가 있다.  MYSC는 각 섹터를 잘 알기 때문에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과 친해지고 관계와 신뢰를 쌓아가고자 한다.   ‘체인지메이커 사내기업가’ 를 운영하는 것도 사내에서 혁신의 동기부여가 되어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이다.
 
 
MYSC의 향후 계획은?

올해부터 임팩트 투자 쪽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TIPS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이스라엘 식)4)에 운영사로 참여하는 것도 시도하고 있다.

MYSC가 주목하는 방향이 인기있는 방향은 아니다.  재무적 수익이 아닌 사람을 위한 투자가 MYSC의 정신이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안나더라도 장기적인 시야로 투자하고자 한다. 

관심있는 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북한이탈주민,  발달장애인,  경력단절여성,  시니어 등의 일자리창출에 관심이 많고 이와 관련된 사업에 투자하고자 한다.  북한이탈주민의 일자리 창출 사업에도 이미 세 곳이나 투자하였다.


각주

1) 아이데오(IDEO)는 미국의 디자인 이노베이션 기업이다.  아이데오는 거의 550명의 직원들을 데리고 있는데,  이들의 전공은 인간 공학,  기계 공학,  전자 공학,  소프트웨어 공학,  산업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등에 걸쳐있다.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는 수천 개에 이르며,  의뢰 고객기업의 분야는 소비재,  컴퓨터,  의학,  가구,  완구,  사무용품,  자동차 산업 등에 이른다.  그 중 유명한 사례로는 애플(Apple)이 출시한 최초의 마우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두 번째 마우스,  팜 V PDA(Palm V PDA),  스틸케이스의 Leap Chair 등이 있다.  주요 의뢰 고객기업으로는(2004년 기준) 프록터 앤 갬블(P&G),  펩시콜라,  엘리릴리(Eli Lilly),  마이크로소프트,  스틸케이스 등이 있다.  아이데오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5’ 에도 선정되었는데,  그 순위에 있는 나머지 24개 기업의 혁신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출처: 위키백과)

2) 기업의 순이익을 투자액으로 나누어 구한다.

3) 기업이 수익창출 이후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를 말한다(출처: 트렌드 지식사전)

4) 성공한 벤처기업가 등 민간(운영사)을 활용하여 창업팀 선별,  민간투자-정부 R&D를 연계하여 고급 기술인력의 창업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소셜벤처 육성 실적과 계획이 있는 투자사에 가점을 부여하여 사회적 가치투자도 유도하고 있다.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2018년도 팁스 (TIPS) 프로그램 운영사 선정계획」)


 
[ 지난 인터뷰 보기 ]

2018년 4월호 : 사단법인 피피엘 김동호 이사장
2018년 3월호 : 부산광역시청
2018년 2월호 :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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