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18년 3월호]

부산광역시청 박종규 기획조정팀장, 김혜윤 장애인자립지원팀장
 

행정안전부는 작년 말, 지방정부의 사회성과보상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회성과보상사업(SIB)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진행했다. 이 대회에는 총 23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되었으며, 최우수상 1건, 우수상 3건, 장려상 7건이 선정되었다.

이 대회에 참여한 지방정부 중 부산광역시는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함께 수상했는데, 부산 북구의 장려상까지 합하면 부산 지역에서만 총 3개의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최우수상을 수상한 부산시의 발달장애 조기발견사업은 사회성과보상사업에 적합한 사업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을 도입하고 싶지만, 막상 어떻게 사업을 기획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많다. 이런 지자체들에게 부산시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최우수상 아이디어를 제출한 부산시 장애인복지과 장애인자립지원팀에서 발달/중증 장애인을 위한 자립지원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혜윤 팀장을 만나 보았다. 그리고 부산시 기획담당관실에서 사회성과보상사업 정책 개발 등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종규 기획조정팀장은 향후 부산시의 사회성과보상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해 주었다.

두 분과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부산시는 작년에 행안부에서 주관했던 ‘사회성과보상사업(SIB)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했다. 참여한 지자체 중 가장 많은 6개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부산시가 사회성과보상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박종규)
2014년 시의회의 제안으로 사회성과보상사업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부산발전연구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기획담당관실에서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한 결과, 공공재정의 한계를 민간재원과 성과기반의 사업 운영방식을 통해 해결하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하지만 전문 운영기관의 부재, 투자금 모집 등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즉시 도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사회적 여건이 성숙된 이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도입 시기를 보류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7년, 정부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및 일자리 정책 5개년 로드맵을 발표했고, 행정안전부는 구체적인 정책수단의 하나로 사회성과보상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이에 부산시는 변화된 정책환경에 발맞추어 SIB 도입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으며, 행안부에서 주최한 아이디어 경진대회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부산시는 사회복지 분야에서만 6개의 아이디어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복지 담당부서에서 사회성과보상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김혜윤)
사회복지 분야에는 문제 해결의 시급성이 요구되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이 적절한 대응시기를 놓치는 경우, 더 많은 비용과 문제가 유발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한계로 인해 문제를 알지만 해결이 어려웠는데, 공격적이고 사전예방적인 사업을 위한 예산 확보 방안을 고민하던 중에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회성과보상사업이 이를 위한 혁신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몇 해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고, 이번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여러가지 사업들을 제안했다. 그 중 발달장애 조기발견사업인 “쑥쑥, 무럭무럭 – 우리 아이 발달지원 프로그램”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궁금해 하는 독자들을 위해 해당 사업의 내용과 기획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길 바란다.

김혜윤)
사업의 내용은 영유아건강검진 결과 발달상 지연이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장애 심층평가, 부모 코칭, 발달훈련 촉진 등 일련의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장애를 예방 혹은 개선하는 것이다. 6세 미만 영유아기에 뇌의 회복력이 좋아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여 지원하면 일정 부분 장애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발달장애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발달장애의 경우 인지·과잉행동 등으로 전 생애에 걸쳐 돌봄이 필요하다. 발달장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장애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회성과보상사업으로 추진함에 있어 1) 객관적인 성과 지표가 존재하고, 2) 사전 예방적 접근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으며, 3) 향후 확대 필요성이 있는 사업이어야 하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부산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발달장애 조기발견을 위한 영유아 발달지원사업이 ‘장애의 예방’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주제를 선정한 후 사회성과보상사업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성과지표와 목표 등을 설정했다.
 
 

향후 이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김혜윤)
이 사업은 4년째 진행하며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업인데, 기존에는 예산의 제약으로 인해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 사회성과보상사업 추진이 가능한 기반이 조성되면, 이 사업에 우선적으로 적용하며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부산복지개발원에서 사회성과보상사업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SIB 방식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사회복지 담당부서의 사회성과보상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사회복지 뿐 아니라 일자리, 의료/보건,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데, 다른 부서들은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박종규)
2017년 말 행정안전부에서 진행한 SIB 교육에 다양한 부서들이 참석했는데, 기존부터 사회성과보상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회복지 부서를 제외한 다른 부서들은 사회성과보상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먼저 사회복지 분야의 시범사업을 통해 추진력을 확보하고, 향후 다른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새로운 사업 방식을 한꺼번에 많은 사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론, 사업설명회, 워크숍, 직원 교육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홍보하며 부산시와 자치구/군, 지역사회의 관심과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재 사회성과보상사업의 추진 근거가 되는 중앙정부 차원의 법률이 없기 때문에 사업 추진을 위한 지자체 조례 제정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향후 부산시의 사회성과보상사업 추진 계획이 궁금하다.

박종규)
2018년 2월에 사회성과보상사업 도입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상반기 중 조례 제정 및 사회성과보상사업 심의위원회 구성이 완료되고 기본계획도 수립되어 부산시의 사회성과보상사업 실행 기반이 구축될 것이다. 그리고 금년 안에 경진대회에 출품했던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운영기관 선정도 완료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목표이다. 다만, 아직 부산에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기관이 없기 때문에, 운영기관 선정이 사업 추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부산을 포함한 지방정부의 SIB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제도적 혹은 환경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박종규)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법에 근거해 예산을 편성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산편성지침 등 근거 규정을 보다 명확히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2017년 10월 행정안전부에서 배포한 ‘사회성과보상사업(SIB) 추진 안내서’에 따르면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의 하나로 의회 동의를 통한 ‘보증채무부담행위’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보증채무부담행위의 경우, 지자체 입장에서 채무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성과보상사업 관련 예산 처리방법에 대한 보다 세심한 지침이 필요하다.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기관의 발굴과 육성도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성과보상사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부산의 경우만 해도 투자자 모집 및 사업 기획·운영 역량을 갖춘 사회성과보상사업 전문 운영기관을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협의회가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기관 발굴 및 육성을 지원한다면 사회성과보상사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기 바란다.

박종규, 김혜윤)
올해부터 부산광역시도 본격적으로 사회성과보상사업을 추진해 나아갈 계획이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은 민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한 만큼 잠재적 투자자, 운영기관, 수행기관 등 관련 단체와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 지난 인터뷰 보기 ]

2018년 2월호 :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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